From the Profound: A Lineage in Black (玄, “hyeon”)
March 7 – April 12, 2023
Bohyunjae, Seoul

 

This intergenerational exhibition unfolded within the former residence of renowned calligrapher Kim Choong-hyun (1921–2006), now preserved as Bohyunjae. Titled From the Profound (현으로부터), the exhibition drew from the first line of Korea’s ancient Thousand Character Classic: "Heaven is black, Earth is yellow." In East Asian cosmology, black (玄, “hyeon”) is not a void but a generative darkness—an origin of multiplicity and trans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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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w traced this cosmological black across three artists whose practices intersect through form and resonance: the bold brushworks of Kim Choong-hyun; the fire-born structural colors of ceramicist Kim Syyoung (b. 1957); and the field-resonance paintings of ZAIN (b. 1986), whose abstract works vibrate with spatial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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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Kim Syyoung—ZAIN’s father and a pivotal figure in reviving Korea’s black-glazed ceramics—the journey into black was both technical and personal. Raised by calligrapher Yi Wonyoung, he grew up grinding ink for daily practice. This intimate familiarity with black led to decades of experimentation with heukja (black stoneware), ultimately birthing glazes that refract a full spectrum of iridescent color—what he calls “structural color.” These polychromatic blacks, born of flame and minerals, laid the foundation for ZAIN’s current exploration of resonance through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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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nging together ink, fire, and gesture, From the Profound revealed how the philosophical notion of black—hyeon—becomes not a fixed hue but a field of generative vibration across time, matter, and 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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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전시 《현으로부터》는 동양 사유에서의 ‘검은색(玄)’을 주제로, 세 명의 작가가 서로 다른 매체로 풀어낸 감각적 서사의 중첩이었습니다. 서예가 故 김충현의 가옥 ‘보현재’라는 장소에서 열린 이 전시는, 김충현의 서예, 도예가 김시영의 흑자 및 조각, 그리고 자인의 회화를 통해 ‘검은색’의 전통과 현재, 물성과 감응 사이의 계보를 탐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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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은 동양에서 단일한 색이 아니라, 하늘의 색이자 무한한 잠재성을 내포한 색으로 인식됩니다. 본 전시는 바로 그 ‘현(玄)’—보이지 않으나 감지되는, 다채로움의 근원으로서의 검정—을 사유의 중심에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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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에게 이 전시는 단순한 참여가 아닌, 세대 간 감각의 전이를 성찰한 계기였습니다. 서예가였던 계부 아래에서 검은 먹을 갈며 자란 김시영은, 이후 흑자 작업을 통해 불과 흙으로 만든 구조색(Structural Color)을 개척했습니다. 그의 흑자는 단일한 흑이 아닌 총천연색의 깊은 레이어를 품고 있으며, 그 색의 다층성은 자인에게도 깊은 시각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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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의 회화는 이 전시에서 반추상의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장소성과 기억, 리듬과 공명에 기반한 그녀의 작업은,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Field Vibration Painting으로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화면 위에 쌓인 색의 진동은, 마치 보이는 것 너머에서 감지되는 공기의 흔들림처럼, 존재의 흔적과 시간의 결을 포착하려는 시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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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으로부터》는 단순한 3인전이 아니라, 동양의 철학적 색채론과 3세대 작가의 감각적 계보가 한 공간에서 교차한 하나의 풍경이었습니다. 하늘이 검다는 말이 단지 색에 대한 진술이 아니라, 존재와 비가시성에 대한 철학임을 재현한 전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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